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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공방 방문 _ 2018년 6월 3일
강남역 라공방을 방문했습니다. 요즘 마라탕 집이 참 많긴 많은데, 있는 동네에만 있고 없는 동네에는 또 정말 없습니다. 사실 강남역 인근 또한 그 번화함에 비해 마라탕 집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일전에는 인근 라화쿵부를 방문하고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라공방으로 강남 마라탕에 재도전해봅니다.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5시도 안 된 비교적 이른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바글바글합니다. 우선 자리부터 찜콩하고, 양푼이 들고 재료를 고르러 가봅니다. 재료들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괜찮고,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어디 한번 보시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푸주입니다. 푸주가 안들어간 마라탕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재료를 고르고 있는 파트너에게 "푸주 더! 조금 더! 한번 더!" 를 외칩니다. 푸주의 야들야들함을 마라탕에서밖에 맛보지 못한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혹시 시중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푸주 요리를 아신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푸주의 오랜 친구 포두부도 조금 담아봅니다. 나머지는 뭐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들 같은데..... 네, 역시 저는 건강에 관심이 없습니다. 맛만 있으면 됩니다. 넘어가 봅니다.
아...여기는 야채 천지입니다. 그렇지만 육식파인 저도 좋아하는 야채가 있습니다. 바로 청경채와 팽이버섯입니다. 청경채는 예전에 잠시 동남아 어딘가에 있을 때 정을 붙였더랬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청...청경채가 먹고 싶습니다" 고백했지만, 비싸서 안된다 하셨습니다. 흙흙. 몇년 사이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는 걸 보니 가격이 싸진 걸까요? 아무튼 원없이 먹고 싶은 청경채, 수북이 담아봅니다.
음, 이쪽에는 그래도 담을 재료들이 좀 보입니다. 우선 감자 슬라이스 좀 얹어보구요, 초딩 입맛 답게 유부도 몇개 집어봅니다. 사실, 저는 고수 역시도 담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그릇을 나눠먹을 파트너가 고수를 거부해 담지 못했습니다. 아쉽습니다... 고수.... 몇몇 개드립이 생각나지만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이 편에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마라탕 재료 중 하나인 천엽이 있습니다. 푸주와 천엽은 제가 마라탕을 먹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강남 라화쿵부... 그곳에도 천엽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 천엽은 마라탕 재료로 선택할 수 없다 하드라구요....(아마 마라샹궈 재료인듯) 그리고 그것이 제가 라화쿵부를 다시 찾지 않게 된 결정적 이유입니다. 아무튼 여기 라공방에서는 천엽 꼬치를 마구마구 담아봅니다. 마지막으로 계산을 하며 "양고기 하나 추가요!" 를 외칩니다. 역시 마라탕엔 양고기입니다.
마라탕 (평점 : ★★★☆/5)
드디어 마라탕이 나왔습니다. 맛나 보이쥬? 일단 들어가는 재료야 개취에 따라 선택하기 나름이니 특별히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그래도 푸주, 천엽, 양고기는 진리야-!) 우선, 국자 마냥 널찍한 국물 스푼으로 빨간 마라탕을 살짝 떠 봅니다. 그리고 입으로 가져가, 후르릅 촵촵...씁하씁하... 으음~. 역시 굳입니다. 우선 저는 국물 맵기를 총 4단계 가운데 2단계로 선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물은 상당히 매콤합니다. 2단계 치고 의외로 매워서 아저씨가 저의 주문을 잘못 알아들으셨거나, 양념통을 엎으신거 아닌가 잠깐 의심해봅니다. 대략 신라면보다 살짝 더 매운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국물 맛은 말이죠... 사실, 요즘 성업 중인 이런 마라탕 집들의 맛이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지긴 합니다. 그래도 라공방 만의 국물 특색이 분명 있긴 있습니다. 일단 마라탕에서 땅콩 소스 맛이 강하게 나는 집들이 있는데, 라공방 국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 안들어간 것 같지는 않지만, 땅콩 소스맛이 그리 많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물도 부드럽고 탁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맑은 느낌이 듭니다. 마치 신라면 국물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설마, 라공방의 '라'가 라면의 '라'인가? 그런 생각이드니 국물에서 라면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한가지 라공방 국물의 특색이라면, 이 마라탕의 매콤함이 마라의 매움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개 마라의 매움은 입이 '얼얼'하고 마비되면서 시큰한 뒷맛도 좀 있는 그런 매움인데 말이죠....라공방의 매움은 얼얼하다기보다 '얼큰'한 한국식 매운맛에 좀 가깝습니다.(다시 한번 라공방의 '라'가 라면의 '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개취이기는 한데, 저는 적어도 마라탕을 먹을 때는 한국식 매운맛보다 마라 고유의 매운맛을 기대하고 또 선호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뭐, 그래도 전반적으로 맛있습니다. 마라탕은 언제나 사랑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강남 인근 마라탕 집의 선택지가 많지 않은지라, 언젠가 재방문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 공기밥도 무제한 셀프로 퍼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 라공방 마라탕, 제 점수는요. 별 3개반 입니다.
-아재아재 낭만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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